떠오르는 건 신과 당신이었다 photo




견뎌내기 힘든 순간이 오거나
한숨으로는 나아지지 않을 때나
창피해서 숨고 싶은 일을 하거나
핑계댈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거나


나 아닌
다른 존재가 너무나 간절할 때


나는 지금도

신과
당신의 이름을

번갈아 부른다.


당신을 사랑하지 못한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고
가끔은 옅은 후회가 섞인 감정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이런 순간에
부를 수 있는 존재로
나에게 남은 것은
무척 다행스러웠다.



이상한 말이지만,
그리고 신에게는 조금 미안한 말이지만.

당신의 이름없이
신만을 불렀다면

나는 온전히 신을 의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래전에 나뉘었고
앞으로도 볼 수 없을 존재를

간절히 찾고
또 간직하고 있었기에


나는
보이지 않는 신을 찾을 수 있었고
또 의지할 수 있었다.

- 부디 이것마저 신의 뜻이길 -



내 곁에 함께 있다는 사실보다
나에게 남겨준 것들이
나에겐 더 소중했다.

- 그들이 실제했건
혹은 나를 떠났건 상관없이 -



어제도
신과 당신의 이름을 불러야 할 일이 있었다.

어제 저녁엔
그 일로 인해 분해서 견딜 수 없었고

당신의 이름을
그리고 신을 부르며

나 자신이 왜 이리도 멍청하게 손해를 보면서
살아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오늘, 어제의 그곳에서 잘잘못을 가리기보단
차라리 더 먼 곳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먼 곳에서 내가 잘못한게 아니라고,
오히려 그들이 잘못한 거라는 말을 들었고


잘못된 것들은,
잘되기 어려울 것만 같던 것들은,
처음엔 어느정도 잘못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것들은.


순식간에
완벽하게 완성되었고

어제의 감정들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내가 손해 본 것들은
그대로 잊기로 했다.

지금의 완벽함은
처음 맛보는 것이었고

손해마저 그 값이라 여겼다.



돌아오는 길에
다행스러운 마음에
더 큰 손해를 보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에


당신의 이름과 신을 (무순)

조그만 소리로 불렀다.


이런 순간엔
나 아닌 다른 존재와
이 감정을 나누고 싶었고

그런 존재가 필요할 때
떠오르는 건

당연히

신과 당신이었다. (절대 무순)



당신이 잘 지내고 있길
신에게 기도했다.

- 우리가 곁에서 함께 있는 것보단
차라리 이것이 서로에게 나을 것이다. -





1 2 3 4 5 6 7 8 9 10 다음